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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신문 |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두렵다. 정몽구 회장의 ‘승부수(勝負手)’ 가 ‘자충수(自衝手)’ 가 될 수 있다...” 말끝을 흐렸지만 의사 결정과정에서 이상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장 반응은 냉정하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현대차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현대차가 너무 많은 금액을 써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한전 부지를 개발하려면 낙찰(落札) 금액 10조5500억원에다 기부채납, 세금, 건설비까지 보태야 한다. 낮게 잡더라도 20조원이 들어가야 한다.
현대차가 써낸 금액은 감정평가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전문경영인 체재로 움직이는 삼성은 이번 입찰에 5조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이번 입찰을 직접 결정했다. 실무진이 적정 입찰가를 5조원 초반대를 제시했지만 정몽구 회장은 이를 묵살했다고 한다. 대신 그 금액에서 딱 배로 튕긴 수치를 내놨다. 이게 그대로 낙찰가로 연결됐다.
정몽구 회장은 입찰 사흘뒤인 지난달 19일 “공기업인 한전에 땅값에 내는 만큼 이번 인수가 장기적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빅5’와 뽐내는 현대차가 총수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에 흔들리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 잘못된 판단의 부담을 소비자들이 떠 안아야 한다. 현대차가 느닷없이 자동차 가격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올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시장에서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 질수 있다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걱정을 덜어 줄수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만 그는 휼륭한 경영인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