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인 물론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 등 200여명 물망
SK그룹 최태원 회장 비자금 '자금세탁' 도왔다는 의혹 제기
[화학신문 김영민 기자] 국내외 유명인사들이 또 한번 조세, 자금도피를 위한 페이버법인 설립하는 데 비도덕적인 행태가 드러났다.
4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탐사센터)·뉴스타파에 따르면, 이번에 고의적으로 불법적으로 조세·자금도피 명단에 등재한 불명예롭게 올라온 인물중에는 이름만 되면 알 수 있는 세계 유명인사 1000여명과 국내 200여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SK그룹외, 대기업과 중견기업, 일부 유명인사 등도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뉴스타파는 후속 보도를 이번주 내에 2차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그 충격파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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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신문 |
이번 조세·자금도피 명단에 SK그룹과 관련 있다는 추측이 나온 가운데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51)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재헌씨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비자금 '자금세탁'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4일 뉴스타파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성공회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유출 문서를 분석한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을 통해 노씨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자료에는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알려진 파나마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내부자료에서 노씨가 △원아시아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GCI Asia(지씨아이 아시아) △럭세스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는 1150만건의 유출 문건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른 내용이다. 이 문건은 추가로 40년 간의 이메일·은행기록·고객신상정보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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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김용진(오른쪽) 대표와 심인보 기자가 4일 서울 정동 성공회빌딩에서 조세 도피처 취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을 찾아냈다고 공개하고 있다. © 화학신문 |
기자회견에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이들 회사는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며 "국내 조세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금을 자유롭게 운용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씨의 경우 2011년 초 전 부인과의 이혼소송에서 드러난 재산을 숨기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중에는 상당한 액수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포함돼 이 회사를 통해 빼돌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딸인 정화씨와 결혼한 후 이혼소송에서 재산규모가 드러났고,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노씨의 매형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자금세탁 통로로 페이퍼컴퍼니가 이용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추가로 밝혔다.
이런 의혹을 제기한 것은 노씨가 등기이사로 있던 국내 IT업체 '인크로스'의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매출이 SK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즉 SK그룹의 계열사를 헐값에 인수하다는 게 의혹의 근거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에서 한국 주소지를 기재한 명단이 195명이 나왔다"면서 "이들이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만들 때 설립에 필요한 것들로 본인 신분증 등 증명 자료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또한 "노재헌씨의 경우 한국 주소지를 기재하지는 않았으나 한국인 이름으로 보이는 것을 무작위로 검색하다 발견됐다"며 "홍콩 ID 사진, 서명, 생일 등을 확인한 결과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 씨와 동일인물로 확인했다"고 진의 여부에 일침을 놨다.
한편 국세청은 이 날 발표된 탈세의혹 명단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제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과 자료를 확보한뒤 탈세혐의와 관련된 정황이 포착되면 세무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