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서울반도체, 삼성전기 등
“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반도체 전자산업 근로자가 근무중 얻게 된 희귀병을 병원에서 가서 알게된 사연을 이렇게 알렸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19명에 대한 신속한 산재인정을 촉구했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 노동자들은 온갖 독성 화학물질과 방사선 등에 노출됨으로 인해 백혈병, 뇌종양, 유방암 등 각종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반올림은 2008년 4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산재신청을 시작으로 해마다 근로복지공단에 집단 산재신청을 해왔다. 10월 28일, 우리는 또다시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 산재신청을 했다.
이번 신청은 반올림이 제기한 여덟 번째 집단 신청으로서, 가장 많은 19명이 참여했다. 재해사업장도 삼성반도체 공장 뿐 아니라 삼성전자 LCD, 엘지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서울반도체, 삼성전기(PCB등 전자부품제조) 등 다양하다.
이번에 산재신청이 들어가는 피해자중 故 이범우님(46세)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설비엔지니어로 약 28년을 근무하던 중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발병해 한달 만인 2014년 8월 1일 사망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故최 모의 경우, 삼성전기에서 18년을 근무하며 콘덴서 제작, 회로기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해 오다가 얼마 전인 10월 2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미 6월 24일 삼성전기 엔지니어였던 故장동희(27세)님이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데 이어 삼성전기에서 올해만 두 번째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한편, 故심규석의 경우 엘지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장비업체 소속으로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업무를 담당해 오다가 2009년 4월에 악성뇌종양이 발병 힘겨운 투병생활 끝에 결국 2012년 4월 14일 사망했다.
고인은 투병 중에 직접 산재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역학조사’조차 의뢰하지 않은 채 서류조사만으로 불승인을 했다.
노광장비는 웨이퍼 가공공정에서 가장 위험한 설비로 지목되고 있고 앞서 엘지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노광장비 기사 한분도 폐암으로 사망했기에 면밀한 작업환경 평가가 필요했음에도 공단은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던 것. 고인의 어머님께서는 공단의 엉터리 조사에 불복 재신청을 하게 됐다.
반올림과 산재신청자들은 산재신청에 앞서 "우리는 이번 산재신청을 통해 삼성반도체 백혈병만이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전자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리고자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반도체, LCD, PCB 등 전자산업 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에 대한 신속한 보상과 철저한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화학신문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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